강상모는 SH 그룹과 자기 핏줄을 지키겠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악행을 펼쳐왔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민혜숙(진경 분)과 재혼시키기 위해 태하의 친모인 서윤희(남규리 분)의 심장병을 두고 거래한 뒤 그녀를 별채에 방치하며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물론, 유하나(권아름 분)를 이용해 손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등 권력을 유지하고자 지금까지 정당화해왔던 만행이 만천하에 공개되며 충격을 선사했다.

자신의 죄는 뉘우치지 않고 남 탓만 하던 강상모는 결국 그로 인해 와이프를 잃고 앙심을 품어왔던 황명수(이준혁 분)의 공격에 머리를 다치며, 다행증을 앓게 되는 권선징악의 결말을 맞았다. 특히 모든 기억을 잃은 그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을 가지고 싶어 하고, 나 역시도 그러고 싶었지만 힘들었다는 마음을 처음으로 드러내며 먹먹한 슬픔을 전하기도 했다.

강상모 캐릭터의 끝없는 카리스마부터 자신이 만든 지옥 속에 빠져 뒤늦게나마 용서를 빌고 싶어 하는 가여운 모습까지 압도적인 열연으로 그려낸 천호진. 뿐만 아니라 초반 따뜻하고 다정한 할아버지의 면모부터 권력에 눈이 멀어 협박을 서슴지 않는 표정까지, 몰입감 넘치는 연기로 그려내며 극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듯 '믿고 보는 배우'로의 존재감을 또다시 증명한 그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올지 기대감이 증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