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웹툰’ 최다니엘과 박호산이 후배를 이끄는 선배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오늘의 웹툰’(극본 조예랑, 이재은/연출 조수원, 김영환)에서 네온 웹툰 편집부의 부편집장 석지형(최다니엘 분)과 편집장 장만철(박호산 분)은 직장 생활에 뼈와 살이 되는 조언과 선배에게 듣고 싶은 위로 등 진짜 어른만 할 수 있는 속 깊은 명대사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온마음(김세정 분)이 최종 면접을 볼 때부터, 500원짜리 동전으로 행운을 빌어줬던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지형. 언제나 “오늘 잘했다”는 칭찬으로 그녀의 열정에 힘을 보태면서도, 적절한 타이밍엔 현실을 상기시키는 따끔한 채찍도 잊지 않았다. 구슬아(전혜연 분) 작가를 데뷔시키지 못한 내상으로 눈물을 흘리는 마음에겐 “두 사람 모두 성장해서 같은 팀으로 만나는 게 더 멋진 일이다. 그 타이밍이 올 때까지 최대한 열심히 성장하라”고 위로했다. 신대륙(김도훈 분) 작가의 피브병기가 런칭하자마자 ‘로열층’인 3위에 등극했을 땐, “마라톤으로 따지면 지금 막 출발한 것”이라며 흥분을 자제시켰다. 웹툰 팀의 존속 여부가 걸린 나강남(임철수) 작가 설득을 주저하는 마음에겐, “지금 이 순간 너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너 자신”이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편집자라면 앞으로 누구든 건드리지 못할 것이란 점 역시 강조했다. 덕분에 마음은 언제나 “끝까지 높은 성적으로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그 역시 고민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바로 네온 웹툰의 경쟁사이자, 업계 1위 영툰에서 편집장 자리를 제안받은 것. 워낙 파격적인 조건이었기 때문에 선뜻 제안을 수용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그는 생각을 거듭했다. “남들이 다 원한다고 나도 원하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신을 붙잡는 마음에게 “뭘 원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지 신중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이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솔직한 심정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모든 일에 허허실실 웃기만 하는 것처럼 보여도 내실이 꽉 찬 만철 역시 결정적 순간엔 진짜 어른의 면모를 드러냈다. 입사 초기, 네온 웹툰 편집부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서 이동을 신청한 구준영(남윤수 분)에게 “도망친 곳에 낙원이란 없다”며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보라는 충고를 건네 그의 변화를 이끌었다. 영툰을 현재 업계 1위로 만든 탑 작가 모영수(정은표 분)를 스카우트하려다, 딱 마주친 부편집장 장혜미(남보라 분)에게 “편집장님 이런 분인지 몰랐다”라는 날 선 말을 들었을 땐,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며 그녀를 응원했다. “진저툰 때는 내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잘해보려고 한다. (혜미는) 네 자리에서 잘하고 있고, 나도 내 자리에서 잘해보겠다”는 것. 이처럼 만철은 지난 잘못을 인정하고 비난을 오히려 격려로 대응했다. 진짜 어른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순간이었다. (사진=스튜디오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