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 제작 키이스트, JTBC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된 세 여자가 있다. 바로 시한부를 선고 받고 호스피스 ‘아침의 빛’ 룸메이트가 된 표인숙(안은진), 강세연(강예원), 성미도(박수영)다. 이들의 달콤살벌했던 워맨스는 회가 거듭될수록 서로에게 깊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더 큰 ‘우리’로 성장해가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N차 리플레이를 유발하는 세 여자의 뭉근한 우정, 그 워맨스를 다시 돌아봤다.
#. 귀신&도둑, 살벌했던 첫 만남
인숙이 호스피스 ‘아침의 빛’에 입성한 날 이뤄진 첫 만남은 그야말로 살벌했다. 인숙은 광란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는 미도의 차에 치일 뻔했는데,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조차 받지 못했던 것. 그런데 배정 받은 녹색광선 방에서 미도를 다시 만났다. 동의도 구하지 않고 라이브 방송을 들이미는 미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스카프 도둑 취급까지 하자, 서로의 머리를 잡아 뜯는 살벌한 싸움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방엔 전날 밤에 마치 뭔가 씌인 듯 현란한 손길로 땅을 파 인숙을 식겁하게 만든 세연도 있었다는 점은 흥미를 높인 포인트. 두 사람의 싸움이 잠을 방했는지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던 세연은 순탄치 않은 세 사람의 한 방 살이를 예고하며 재미를 더했다.
#. 나쁜 놈 ‘한 사람’만 데려가면 어때?
첫 만남부터 삐그덕댔지만, 이들은 곧 하나가 됐다. 그 시작은 인숙의 할머니 육성자(고두심)가 얼굴이 엉망이 된 채로 걸어온 영상통화였다. 가정 폭력을 일삼던 이웃 하용근(백현진)이 그날 따라 사단을 벌일 것만 같은 눈을 하며 자신을 폭행했다는 것. 그 집 딸 산아(서연우)는 자신이 언젠가 아빠 손에 죽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 비장한 눈빛을 한 세연이 “어차피 우린 죽는데, 한 사람만 데려가면 어때”라고 제안했다. 세상에 소속된 적 없어 쌓여온 이들의 분노는 그렇게 나쁜 놈 한 사람을 응징하며 표출됐다. 처음으로 ‘우리’로 묶인 순간이었다.
#. 프러포즈 받은 박수영의 불안감 → 다툼
골프채로 하용근의 머리를 내려칠 때까지만 해도 단순했던 사건은 점점 예상 밖으로 그 크기를 키워 나갔다. 살인청부업자 민우천(김경남)이 채송화를 꽂는 바람에 광수대가 주목했고, 채송화 시그니처를 한 두 번째 시체가 나타났다. 그 사이 꿈에도 그리던 재벌 구지표(한규원)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미도는 자신이 연루된 하용근 사건 때문에 모든 게 어그러질까 불안해졌다. 하루 종일 주인만 기다리고, 그러다가 없어지면 불안해서 난리치는 ‘개’처럼 평생 사랑 받고 싶은 미도는 그래서 자꾸 “살인자 누명보다는 그딴 껍데기가 낫다”며 날을 세웠고, 인숙이 나서서 자수하길 바랐다. “너 진짜 실망”이라는 세연의 한 마디는 그렇게 미도를 찔렀다.
#. 서로에게 꺼내 보인 진짜 모습
거짓으로 자수한 인숙이 하라는 대로 미도 역시 거짓 증언을 했지만, 이로 인해 인숙이 연쇄 살인범이 될 판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뒤에서 수군거렸고, 이는 이전 과거와 오버랩 됐다. 자신 때문에 어린 동생이 죽자 부모님은 물론 동네 사람들로부터 “남동생 잡아먹었다”라는 질타를 받았다. 그 후로 미도는 동생이 애타게 자신을 부르지만, 결국 돌아보지 못하는 꿈을 꾸곤 했다. 지금도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는 자신을 말리는 동생의 눈빛이 생생했다. 이번에도 자기 때문에 인숙이 위험해 처하자 “나는 원래 나쁜 애였을지도 몰라”라며 괴로워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예쁜 겉모습 때문에 자신한테 다가왔다가 금방 시들 해져서 떠나는 사람들을 봐오며 자신을 포장하는데 익숙해진 미도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꺼내 보인 순간이었다. 인숙은 “살고 싶은 게 나쁜 거면 세상에 착한 사람이 어디 있어”라며 미도를 따뜻이 안아줬다. 그 어떤 용서보다 감동적인 진심이었다.
키이스트와 JTBC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하는 ‘한 사람만’은 매주 월, 화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