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X강예원X박수영, 남에서 한편이 되어간다.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 제작 키이스트, JTBC스튜디오)에서 표인숙(안은진), 강세연(강예원), 성미도(박수영)의 워맨스 서사는 이보다 더 흥미로울 수 없다. 첫 만남부터 차로 치고 갈 뻔한 것도 모자라 스카프 도둑 취급하던 미도는 인숙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었다. 야심한 밤, 미친 듯이 흙을 파던 세연도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그런데 이토록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세 여자가 급속도로 운명을 함께 하는 한편이 됐다.
머리채까지 잡고 한바탕 싸우던 이들이 한편으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 사건은 있었다. 비가 쏟아지던 날 밤, 인숙이 알고 지내던 이웃집 아이 하산아(서연우)가 폭력 아빠 하용근(백현진)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과 마주했고,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던 이들은 내면의 분노를 표출하며 하나로 뭉쳤다. 결론적으로 하용근은 사망했다. 미우나 고우나 세 사람이 한 배를 타게 된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항상 뜻이 같은 건 아니었다. 시한부 선고로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시간을 감옥에서 보낼 수 없던 미도는 몽유병으로 그날 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연에게 “언니가 죽였다”는 거짓말을 했다. 모든 기억을 떠올린 세연은 “내가 죽였어야 했나”라며 싸늘해졌다. 서로 살아온 환경의 ‘급’을 운운하며, 생채기를 내기도 했다. “저 꼭대기에서 너는 ‘얼룩’ 아니었나”는 인숙에게 “좀 놀아줬더니 같은 급인 줄 아나 봐”라는 미도가 맞서는 등, 날카로운 말이 오갔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에 속수무책으로 끌리는 건 서로를 이해하며 더욱 끈끈해져 가는 과정에 있다. 거짓말로 발을 빼려 했던 미도는 적극적으로 증거물을 처리했다. “내가 죽였다고, 빠지면 그만”이라는 인숙의 말대로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건 한패가 된, 한편이 된 ‘우리’가 좋았기 때문.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다며 미소를 띄우던 인숙도, 최악의 경우 자신이 한 것으로 하겠다며 단호히 나서던 세연도 마찬가지였다.
이 가운데, 나쁜 놈 ‘한 사람’만 데려가자는 의도에서 벌인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범위로 점점 뻗어나가고 있다. 광수대는 인숙의 살인을 목격한 민우천(김경남)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런 그가 청부살인업자이며, 인숙과의 애틋한 멜로가 예견되어 있다는 사실은 사건의 몸집을 불릴 변수였다.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 속에서 달콤살벌한 워맨스를 꽃 피울 세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끈끈해질지는 가장 주목해야할 포인트다. “이대로 가다 보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미도의 말대로, 그 끝에는 이들이 거처하고 있는 호스피스 방의 이름이자, 소망을 상징하는 천국의 진짜 색이라는 ‘녹색 광선’이 기다리고 있을지 회를 거듭할수록 함께 소망하며 지켜보게 된다.
키이스트와 JTBC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하는 ‘한 사람만’은 매주 월, 화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