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배우들의 공감 열연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종영을 단 2회만을 남긴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박홍수, 극본 김지혜, 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측은 21일, 공감의 깊이가 다른 열연으로 호평을 이끈 배우들의 촬영장 뒷모습을 대방출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가슴 시리지만 따스하게 스며드는 위로를 전한 배우들. 이들이 펼쳐낼 마지막 이야기에 기대가 쏠린다.
지난 방송에서 부정(전도연 분)과 강재(류준열 분)의 그리움은 한층 깊어졌다. 꿈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헤어진 두 사람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부정은 지나(이세나 분)의 병원에서 만난 아란(박지영 분)에게 표절을 시인하며 오랜 증오를 표출했고, 강재는 종훈(류지훈 분)이 빌미로 갖고 있던 사진을 아란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거세게 몰아치는 위기 속에 부정과 강재가 재회했다. 애써 숨겨온 감정은 "보고 싶었어요"라는 한 마디에 터져 나왔고 뜨거운 입맞춤으로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인간실격'은 매회 짙은 감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각자의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어 더욱 뭉클했다. 전도연, 류준열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은 공감의 깊이를 더한 원동력. "사람은 그냥 보아서는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이라도 오랫동안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움의 크기는 줄어들고 이해의 폭은 넓어지고, 때로는 그 사람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김지혜 작가의 말처럼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동기화를 일으킨 배우들의 저력은 대단했다.
종영을 앞두고 공개된 비하인드 속 '믿보배' 군단의 훈훈하고 돈독한 팀케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도연은 형용할 수 없는 상실의 고통을 끌어안은 부정을 진폭 큰 연기로 풀어냈고, 류준열은 위태롭게 방황하는 강재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해 어느새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부정과 강재의 변화를 완성한 두 배우의 시너지가 빛났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봐 주는 부정과 강재.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의 입맞춤은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지 그 결말에 궁금증이 고조된다.
박병은, 김효진의 다정한 투샷도 눈길을 끈다. 부정의 남편 정수(박병은 분)는 첫사랑 경은(김효진 분)과 오랜 인연을 끊지 못하고 있었다. 15년이라는 세월도 지우지 못한 마음으로 사랑과 우정 사이의 모호한 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 박병은과 김효진은 복잡한 감정의 서사를 탄탄하게 다지며 또 다른 중요한 축을 이뤘다. 박인환, 신신애는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내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딸 부정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창숙(박인환 분)의 대사는 연신 눈물샘을 자극했고, 아들 정수를 향한 민자(신신애 분)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마음은 잔잔한 감동으로 이어졌다.
전도연과 불꽃 튀는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 박지영의 활약도 빛났다. 극 중 아란은 부정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제 서로의 비밀을 하나씩 움켜쥐게 된 두 사람의 전세가 어떻게 뒤바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촬영 쉬는 시간에도 자연스러운 '찐친' 바이브를 발산하는 양동근과 조은지, 카메라를 향해 브이(V)자를 그리는 손나은과 유수빈의 모습에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절로 미소를 자아낸다.
'인간실격' 제작진은 "부정과 강재,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으로 얽히고설킨 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마지막 이야기까지 놓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인간실격' 15회는 오는 23일(토)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